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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제 막 전근을 온 의사, 하나시로는 오래된 입원환자인 아마기와 꽤 친밀한 사이가 된다. 그와 병원 공원이나 휴게실에서 보내는 시간은 아직 새 병원이 어색한 하나시로에게 안식과도 같았다. 그러던 어느 날, 하나시로는 우연히 아마기가 입원 중이라는 제 0 병동 앞을 지나가게 된다. 홀린 듯 발을 옮긴 그 안은 어둡고 기묘하고 조용했다. 아마기와의 짧은 대화 후, 돌아가기 위해 엘레베이터 버튼을 누른 하나시로는 깨닫는다. 이 병원에 0이라는 번호를 가진 병동은 없다는 것을.
엘레베이터가 열리면⎯ 다시 그 복도다. 비상구를 따라가도, 계단을 내려가도, 그 복도를 벗어날 순 없다. 그때 눈에 들어온 건 안내문 하나. 달랑 손전등만을 의지한 채 다음 층으로 내려가는 하나시로의 곁엔 어느새 아마기가 함께 하고 있다.
출구는 있을까, 아니면… 여기가 이미 끝일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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